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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과 도시] 최고명당 이마빌딩 2017-06-14

[서울경제] 서울 광화문 세종대로에 위치한 주한미국대사관 뒤편에는 무뚝뚝한 표정을 한 건축물 하나가 30년이 넘도록 자리를 지키고 있다. 바로 ‘이마빌딩’이다. 서울 한복판인 광화문에 위치하고 있지만 지하철역과 다소 거리가 있고 세종대로 뒤편으로 한 발짝 물러나 있는 탓에 주의 깊게 살펴보지 않으면 잘 눈에 띄지 않는다. 특히 최근 들어 주변에 새로 들어선 멋진 외관을 뽐내는 개성 있는 건축물들에 잠시 한눈을 팔다 보면 모르고 지나치기 십상이다. 건물 1층에 위치한 스타벅스가 그나마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끄는 정도다. 이처럼 다른 주변 건축물과 비교해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빌딩이지만 이마빌딩에는 사람들의 귀를 솔깃하게 하는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녹아 있다. 그 이야기들을 알면 알수록 이마빌딩은 매력적인 도시의 건축물로 다가온다.

■이마(利馬)라는 이름에 깃든 사연

정도전 집터에 왕실 마구간 만들어

일제 강점기 때엔 일본군마대 주둔

이마빌딩을 정면으로 바라보면 왼쪽 상단 부분에 한자로 ‘이마(利馬)’라는 건물 이름이 표시돼 있다. 지난 1983년 준공 당시에는 없었지만 1998년부터 이름을 붙였다. 이마는 한자 그대로 ‘말을 이롭게 한다’는 뜻이다. 원래는 ‘이로울 이(利)’자가 아닌 ‘말 이름 이()’ 자를 썼었다고 한다. 이(?)자는 중국 주나라 목왕의 팔준마 중 하나인 녹이라는 말 이름에서 가져온 것이다. 하지만 한자가 너무 어렵다고 여겨 이로울 이자로 대신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마빌딩이 자리 잡고 있는 터는 말과 관련이 깊은 자리였다. 조선시대 이마빌딩의 터에는 삼봉 정도전의 집이 있었지만 왕이 된 이방원은 정도전의 집터에 왕실 전용 마구간 사복시를 만들었다. 이후 일제 강점기 때는 일본군마대가 주둔했으며 해방 후에는 서울시경 기마대가 있었다. 이름뿐만 아니라 건물 곳곳에 말과 관련된 흔적들이 남아 있다. 일층 로비에 들어서면 커다란 말 조각상을 볼 수 있으며 지하 1층 아케이드로 내려가면 물이 흐르는 수로가 눈에 들어온다. 물이 고여 있지 않고 흐르도록 한 이유는 말이 항상 신선하고 깨끗한 물을 마시게 하기 위함이다. 예전 말을 기르는 장소였던 점을 감안한 것이다.



■소문난 명당터에 자리잡은 빌딩

삼일회계법인등 입주 회사마다 번창

대기업 회장님 단골 이용원도 그대로

비록 겉으로 보기에는 큰 특징이 없어 보이지만 이마빌딩은 터가 좋은 곳에 자리 잡은 오피스 빌딩으로 유명하다. 오래전 옛날 정도전이 이 땅을 점지할 때부터 백 명의 아들과 천 명의 손자를 볼 수 있는(百子千孫) 명당으로 꼽혔다. 실제 이마빌딩에 입주한 많은 회사도 이곳에서 성공의 초석을 쌓았다. 회계업계 1위인 삼일회계법인이 이마빌딩에서 출발했으며 2003년에 이마빌딩에 입주한 삼표는 지금까지 한 자리를 지키며 회사를 키웠다. 코카콜라·ING생명 등의 외국계 기업들도 초창기 이마빌딩을 거치면서 큰 성장을 이뤘다. 지하에 위치한 상가도 오랫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기로 유명하다. 특히 대기업 회장님들이 단골로 이용하곤 했던 ‘이마이용원’은 이마빌딩이 준공될 당시 입주해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02년 월드컵 유치위원회가 이곳에 자리 잡은 것도 주목할 만하다. 당시 경쟁자인 일본은 1980년대 후반부터 2002년 월드컵 유치 활동을 벌이고 있었던 반면 한국은 개최지 발표가 2년밖에 남지 않았던 1994년에야 본격적으로 유치 활동을 시작했다. 한국이 월드컵을 개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이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한국은 극적으로 월드컵 공동개최권을 따냈고 그 기적적인 결과의 한 부분에는 이마빌딩이 있었다. 최경섭 이마산업 팀장은 “당시 월드컵 유치위원회 측에서 이마빌딩의 풍수가 좋다는 사실을 알고 일부러 이마빌딩에 입주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치권과의 인연은 썩 좋지 않았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는 2002년 대선 당시 이마빌딩에 대선캠프를 차렸으나 아들 병역 비리 문제가 불거지며 대선에서 패배한 바 있다.

■30년째 한 주인이 관리해 온 건물

준공후 지금까지 이마산업 직접 관리

세심한 서비스로 임차인 만족도 높아

이마빌딩의 건축주는 고(故) 이준구 이마산업 명예회장으로 그는 과거 경향신문의 사주였다. 이마산업 최 팀장은 “군사독재 정부 시절 경향신문을 강제로 팔라고 해서 매각하고 이마빌딩과 현재 대림산업 사옥이 있는 땅을 받았으며 이후 대림산업 사옥 터는 매각하고 이마빌딩을 준공했다”고 설명했다. 준공 후부터 지금까지 이마빌딩은 이마산업에서 직접 관리하고 있다. 그 때문인지 임차인들의 만족도도 높다. 2015년 중반 이마빌딩으로 회사를 옮긴 싱가포르계 부동산투자회사 메이플트리의 정재훈 대표는 “입주 전부터 이마산업의 임차인 서비스가 좋다는 소문을 익히 알고 있었지만 실제 입주해보니 물리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많은 도움을 주고 있어 상당히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이마빌딩과 달리 최근 도심 내 오피스 빌딩들의 경우 대부분 부동산펀드나 리츠 소유로 넘어가면서 건물 관리가 허술한 경우가 종종 발생하기도 한다.

건축적으로 살펴보면 이마빌딩은 크게 세 가지 특징이 두드러진다. 우선 가장 크게 눈에 띄는 것은 캐노피다. 보통 오피스 빌딩의 캐노피가 건물 정면 중앙에 위치하는 것과 달리 이마빌딩의 캐노피는 정면 왼쪽에 위치하고 있는데 폭과 길이가 유난히 길다. 이마빌딩 캐노피의 길이는 7.5m, 폭은 8.8m에 달한다. 이는 입주사들이 차를 타고 내릴 때 눈비를 피하게 하기 위함이다. 건축가 오영욱씨는 이 같은 이마빌딩의 캐노피에 대해 “무거운 철 구조물이 경쾌하게 날렵한 형태로 공중으로 뻗어 있다”며 찬사를 보낸 바 있다. 부드러운 곡선 형태로 처리한 모서리도 이마빌딩의 특징이다. 멀리서 보면 직사각형 형태의 무뚝뚝한 모습을 하고 있는 이마빌딩이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모서리가 둥글게 처리돼 있어 부드러움 느낌을 준다. 외벽 재료인 타일도 서울 도심 건축물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특징이다. 김광성 이마산업 전무는 “과거에는 몇몇 건축물들이 타일을 외벽 재료로 사용하기는 했지만 관리가 까다로워 서울 도심에서 현재까지 타일로 된 외벽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이마빌딩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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